오늘날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의 절대강자로 자리 잡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하지만 이 초대형 히트작이 사실은 경쟁사인 닌텐도(Nintendo)의 배신과 치명적인 오판 때문에 탄생했다는 충격적인 역사를 알고 계시나요?
닌텐도가 스스로 굴러 들어온 복을 발로 차버리고, 영원한 숙적이자 게임 시장의 제왕을 직접 탄생시켜 버린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기막힌 비하인드를 들여다봅니다.
[화장실에서 시작된 소니와 닌텐도의 비밀 동맹]
1980년대 후반, 닌텐도는 '패미컴'과 '슈퍼패미컴'으로 전 세계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완전히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닌텐도의 슈퍼패미컴에 탑재된 사운드 칩을 개발한 인물은 소니의 천재 엔지니어 구타라기 켄(Ken Kutaragi)이었습니다.
구타라기 켄은 차세대 게임 매체로 LP판처럼 생긴 CD-ROM의 가능성을 일찍이 간파했습니다. 그는 닌텐도에게 "기존의 용량 작고 패미컴 팩(카트리지) 대신, 대용량 CD-ROM을 사용할 수 있는 확장 기기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소니 내부에서는 "우리가 왜 아이들 장난감 따위나 만드는 회사와 일하냐"며 반대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구타라기 켄은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을 설득해 1988년 비밀리에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두 공룡 기업이 힘을 합쳐 만들기로 한 차세대 CD-ROM 확장 기기의 프로젝트 이름이 바로 '플레이 스테이션(Play Station)'이었습니다.
[계약서 속 독소 조항과 닌텐도의 통수]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1991년, 완성품 시제품까지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품 발표를 불과 며칠 앞두고 닌텐도의 경영진은 계약서를 다시 검토하다가 경악하고 맙니다.
계약서 구석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되는 모든 CD-ROM 게임의 라이선스와 수익권은 소니가 독점한다"는 소니 측에 유리한 독소 조항이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닌텐도는 자신들이 주도하는 게임 시장에서 주도권을 소니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와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닌텐도는 소니와 신사적으로 계약을 수정하거나 협상하는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비열하고도 파격적인 '뒤통수 치기'를 준비했습니다.
1991년 6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CES) 무대. 소니는 자신 있게 단상에 올라 "내일 닌텐도와 함께 만드는 차세대 기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전 세계에 발표합니다!"라고 성대하게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아침, 닌텐도는 기자회견을 열어 전 세계 언론에 폭탄 선언을 날렸습니다.
"닌텐도는 소니와의 모든 협력 관계를 백지화합니다. 우리는 소니 대신 필립스(Philips)와 손잡고 새로운 CD 기기를 만들겠습니다."
소니는 전 세계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개망신을 당했고, 가전업계의 거인 소니의 자존심은 갈갈이 찢겨나갔습니다.
[복수심에 불타오른 소니, 게임 제국을 세우다]
닌텐도에게 일방적으로 버림받고 개망신을 당하자, 소니 본사는 격렬한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소니 수뇌부는 구타라기 켄을 불러 "당장 그따위 게임기 사업 접고 본업으로 돌아오라"고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은 구타라기 켄은 소니의 오기 사장을 찾아가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이대로 물러서면 우리는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닌텐도가 차버린 그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이름 그대로, 우리가 직접 독자적인 3D 게임기를 만들어 닌텐도를 무너뜨리게 해주십시오!"
오기 사장은 그의 집념을 승인했고, 소니는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쏟아부어 1994년 12월, 독자 콘솔 '플레이스테이션(PS1)'을 시장에 전격 출시했습니다.
당시 닌텐도는 "CD-ROM은 로딩 속도가 느려서 게임용으로 삼류다"라며 여전히 고집스럽게 카트리지 팩을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압도적인 3D 그래픽과 대용량 CD의 이점을 활용해 《파이널 판타지 7》, 《바이오하자드》 같은 역대급 명작들을 싹쓸이 유치했습니다.
[역사가 된 닌텐도의 오판]
결과는 소니의 완전한 대승리였습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1은 콘솔 역사상 최초로 1억 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시장을 완전히 평정했습니다. 반면, 소니를 배신하고 필립스와 손잡았던 닌텐도의 차세대 기기 프로젝트는 비참하게 실패했고, 닌텐도는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안방 콘솔 시장의 왕좌를 소니에게 넘겨준 채 암흑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단순히 계약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소니를 버렸던 닌텐도의 오판이,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왕국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영원한 숙적을 제 손으로 만들어낸 셈이었습니다.
핵심 요약
1980년대 후반 닌텐도와 소니는 공동으로 CD-ROM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1991년 닌텐도는 계약서상 소니에게 유리한 조항을 발견하자, CES 박람회 현장에서 소니를 버리고 필립스와 손잡는 전격적인 배신을 단행했습니다.
분노한 소니는 독자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을 개발해 출시했고, CD-ROM 3D 혁명을 일으키며 닌텐도를 제치고 세계 게임 시장의 새로운 제왕으로 등극했습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15편에서는 전 세계 음료/식품 시장을 뒤흔든 또 다른 비하인드, ‘우유를 팔던 보잘것없는 시골 회사가 전 세계 에너지 드링크 1위가 된 '핫식스/레드불'의 기상천외한 잔머리 마케팅’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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